향내음의 보금자리/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829

세월(歲月)

세상에서 세월(歲月) 만큼 무서운 건 없다고 합니다.옛 날 어느 산골에 젊은 사냥꾼이 살고 있었습니다.사냥을 나간 그는 어느 날 산속을 헤매다가 나무 위에 앉아있는 매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화살을 겨누고 있었지만, 그 매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었답니다.이상한 생각에 자세히 보았더니 그 매는 뱀을 잡아먹으려고 노려 보느라 자신을 잡으려는 사냥꾼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뱀도 어딘가를 응시(凝視)하고있었는데, 개구리를 잡아먹으려고 자신을 잡아먹으려는매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개구리도 역시 자기 앞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미동(微動)도 하지 않고 벌레를 노려 보고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이러한 먹이 사슬을 보다가 슬그머니 활을 ..

고진감래(苦盡甘來)

유비가 새로운 스승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던 어느 날이었다. 한참을 걷던 중, 꽤 넓은 개울 하나를 마주하게 되었다.어쩔 수 없이 바지를 걷고 반쯤 건너는데, 한 노인이 유비에게 외쳤다. "거기 귀 큰 놈아! 나도 좀 업어 건너다오!" 유비는 이왕 젖은 거, 좋은 일 한번 한다는 생각으로 노인을 업고 개울을 건넜다.그런데, 이번에는 건너편에 짐을 놓고 왔다며 다시 자기를 업어달라, 성을 내는 것이었다. 유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노인을 업고 건너가 짐을 찾아왔다.이에, 노인이 웃으며 물었다. "끝까지 나를 도와준 이유가 무엇이냐? 두 번째 부탁은 거절하고 갈 수도 있었는데?"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거절하고 가버렸다면, 어르신을 업고 강을 건넌 처음의 수고마저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

지혜

지식이 많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아닙니다. 간혹 우리 중의 어떤 사람은 많이 배운 지식으로 인해 오히려 오만하게 되어 지혜를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혜의 첫걸음은 자기가 미흡하다는 것을 아는 데 있다고 합니다. 지혜롭다는 건 우선 고개를 숙일 줄 안다는 것이지요. 유태인의 속담 중에 "태양은 당신이 없어도 뜨고 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와 오묘한 자연 속에서 우리 인간의 존재는 보잘것없는 작은 그것 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껏 오만을 떠는 것은 지식만 있었지 지혜가 없는 까닭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해도 우리 인간은 결국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존재가 아닙니까? 그러나 지혜의 문만 열게 되면 인생의 많은 난관들을 비교적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

其智可及, 其愚不可及 (기지가급, 기우불가급) 똑똑한 사람은 흉내낼 수 있어도 어리석은 척하는 사람은 흉내내기 힘들다. -自治通鑑-

🐿 숲 속의 다람쥐는 가을이 오면 겨울 양식인 도토리를 부지런히 땅에 묻어 두는데, 묻은 장소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다람쥐의 겨울 식량이 되지 못한 도토리는 나중에 도토리 나무되어 다시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선물한다. 다람쥐의 기억력이 탁월해서, 묻어둔 도토리를 전부 찾아 먹어 버렸다면 산속에 도토리나무는 씨가 말랐을 것이다. 다람쥐는 어리숙함 때문에 또 다른 식량을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모두 영리하고, 똑똑하고, 계산이 빠르며 이해 득실에도 밝다.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오늘의 화두에서 기지(其智)는 가급(可及) 하나, 기우(其愚)는 불가급(不可及)하다. 사람은 영리해지기는 쉬워도, 어리석어지기는 힘들다. 그만큼 어리석음을 따라 하기가 더 ..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수렵시대엔 화가 나면 돌을 던졌다. 고대 로마시대엔 몹시 화가 나면 칼을 들었다. 미국 서부시대에는 총을 뽑았다. 현대에는 화가 나면 '말 폭탄'을 던진다. 인격모독의 막말이나 악플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정제되지 않은 말 폭탄을 타인에게 예사로 투척한다. 설혹,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할지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일탈했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스페인 격언이다.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당연히 후자의 아픔이 더 크고 오래갈 수밖에 없다. 옛사람들이 ‘혀 아래 도끼 들었다’고 말조심을 당부한 이유이다. 불교 천수경 첫머리에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중 4..

나 누구? 지금 어디? 지금 뭘?

완벽한 해탈, 완전한 자유, 불자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언감생심 그저 욕심일 뿐 살아생전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계정학 수행, 아~ 수다원도 저먼 천상의 이야기 같다. 오늘도 그저 업타령만 되뇔 뿐이다 가끔은 훌쩍 업의 환경을 바꿔보고도 싶지만 눈뜨고 일어나면 온갖 번뇌망상의 족쇄만이 스스로를 괴롭혀서 이번 생도 그저 이렇게 마무리되는 걸까, ㅠ 人身難得 盲龜遇木 (인신 난득 맹구우목) 인간 몸 받기가 어려운 것은 대지가 전부 큰 바다로 변했는데, 수명이 무량겁인 한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바다 위로 내어놓는다. 바다 가운데 표류하며 떠 있는 나무판자가 있는데, 그 가운데 구멍 하나가 나 있다.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내밀어 저 나무판자의 구멍에 딱 목이 걸릴 확률..

道義之交

시정잡배의 사귐은 이익으로써 하고, 얼굴의 사귐은 아첨으로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이일지라도 세 번만 거듭 부탁하면 틈이 벌어지지 않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오래 묵은 원한이 있더라도 세 번만 거듭 선물하면 친절해지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러기에 이익으로서 사귀는 것은 계속되기 어렵고, 아첨으로써 사귀는 것도 오래가지는 않는 것이다. 대체로 커다란 사귐은 얼굴빛에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벗은 친절이 필요하지 않은 법이다. 오로지 마음으로 사귀면 덕으로 벗할지니, 이게 바로 '도의(道義)의 사귐'이야. 그러면 위로는 천 년 전의 사람을 벗하더라도 멀지 않을 것이며, 만 리 밖의 떨어져 있더라도 소외되지 않게 된다. 예덕선생 전(穢德先生傳) 박지원 엄행수는 마을 안의 천한 사람으로서 상일 하는 하층의..

상처

누군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가끔 이성과 냉정 사이 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 가슴이 졸일 때가 있고, 감추어 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하고, 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 화려한 미래의 막연한 동경. 누군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것이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상처가 상처인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상처가 주는 아픔을 느낄 여유도 없이 숨 가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말 못 하는 저마다의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산다. 그러나 그 상처는 반드시 아물고 새살이 돋아 날 것이다. 상처 입은 꽃잎이 가장 향기롭다. 풍성한 한가위 추석이 긴 ..

只今과 여기!

지금(只今)이란? 말하는 바로이때 합천(陜川) 해인사에 가면 기둥에 연(連) 이어 걸어놓은 글판에 이런 좋은 글이 있다.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라는 글이다. 깨달음의 도량(道場) 즉(卽) 행복한 세상은 어디인가?라는 뜻이다. 그 질문에 대(對)한 답(答)은 맞은편(便) 기둥에 새겨져 있다.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時) 당신의 생사가 있고 당신(當身)이 발 딛고 있는 지금 이곳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 이곳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삶의 모든 순간은 첫 순간이면서 마지막 순간이고 유일(唯一)한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은 영원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다. 평생일만 하고 사는 바보들이 놓치고 사는 것이 지금(只今, now, present)이다. 매(每) 순간을 생애의 마지막인 것처럼..

憂患如山 一笑空

老覺人生 萬事非 (노각인생 만사비) 늙어서 생각하니 만사가 아무것도 아니며. 憂患如山 一笑空 (우환여산 일소공) 걱정이 태산 같으나 한 번 소리쳐 웃으면 그만인 것을 온 세상이 훨씬 넓고 아름답게 보이고 편하고 진실하게 보이네 人生事 空手來 公手去 (인생사 공수래 공수거) 인생사 모두 빈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것을..... 아래 링크를 클릭 하시면 더 많은 사연을 접할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hare/r/1QoCUW9c72yTN4xW/?mibextid=D5vuiz 로그인 또는 가입하여 보기Facebook에서 게시물, 사진 등을 확인하세요.www.facebook.com https://story.kakao.com/parkyk1996/E9EI5asTVgA 박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