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327

세월(歲月)

세상에서 세월(歲月) 만큼 무서운 건 없다고 합니다.옛 날 어느 산골에 젊은 사냥꾼이 살고 있었습니다.사냥을 나간 그는 어느 날 산속을 헤매다가 나무 위에 앉아있는 매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화살을 겨누고 있었지만, 그 매는 자신이 죽는 줄도 모르고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었답니다.이상한 생각에 자세히 보았더니 그 매는 뱀을 잡아먹으려고 노려 보느라 자신을 잡으려는 사냥꾼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뱀도 어딘가를 응시(凝視)하고있었는데, 개구리를 잡아먹으려고 자신을 잡아먹으려는매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개구리도 역시 자기 앞에 있는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미동(微動)도 하지 않고 벌레를 노려 보고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이러한 먹이 사슬을 보다가 슬그머니 활을 ..

고진감래(苦盡甘來)

유비가 새로운 스승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던 어느 날이었다. 한참을 걷던 중, 꽤 넓은 개울 하나를 마주하게 되었다.어쩔 수 없이 바지를 걷고 반쯤 건너는데, 한 노인이 유비에게 외쳤다. "거기 귀 큰 놈아! 나도 좀 업어 건너다오!" 유비는 이왕 젖은 거, 좋은 일 한번 한다는 생각으로 노인을 업고 개울을 건넜다.그런데, 이번에는 건너편에 짐을 놓고 왔다며 다시 자기를 업어달라, 성을 내는 것이었다. 유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노인을 업고 건너가 짐을 찾아왔다.이에, 노인이 웃으며 물었다. "끝까지 나를 도와준 이유가 무엇이냐? 두 번째 부탁은 거절하고 갈 수도 있었는데?"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거절하고 가버렸다면, 어르신을 업고 강을 건넌 처음의 수고마저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

을사원단 설날을 맞으며

설을 앞두고 어르신들에 대한 생각이 담긴 글이 있어 올립니다다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을 테니 천천히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오늘날 어르신들은 매우 경이로운 세대입니다. 아마 이 세대만큼 많은 변화를 경험한 세대가 없을 겁니다. 굶기를 밥 먹듯이 하다가 최초로 밥 세끼를 먹기 시작한 세대이고,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한 첫 세대, 자가용을 운전하기 시작한 첫 세대,세상에 꿈도 못 꾸던 세계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한 첫 세대입니다. 민주주의를 경험한 첫 세대이고요어르신들은 환갑잔치를 포기한 첫 세대,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다니기 시작한 첫 세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며느리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첫 세대입니다.그러니 어르신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십니다. 대단하십니다참으로 찬란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자..

24.12.29 무안국제공항의 제주항공 사고기의 영령들께 넋을 기리며

오랜 세월국화를 키우면서울지 못하는국화는 처음 보았습니다.슬픔도 아픔도유치한 장식일 뿐이라고말하는 국화는처음입니다.천국에 닿기를극락에 이르기를기도하는 간절한 애원도국화를 피어 올리지 못하는 일이생길 줄이야 어찌알았겠습니까.그러나, 천국의 강을 건너는 배가띄워질 때 까지극락에 오르는 사다리가세워질 때 까지국화는 시들지 않을 것 입니다지지 않을 것 입니다.무안의 슬픈 내 형제들이여!나의 자식들이여!사랑하는 나의 어머님 아버님!나의 친구들이여!부디, 국화 향 타고 올라천국에 이르소서극락에 이르소서, 손 놓치지 말고 슬픔 없는 땅에 꼭 이르소서.....수많은 이슈가 많았던 한해!해가 기울고,3시간여 남은 시간도 스치우듯 지나겠지요!힘을 냅시다.남은자들의 몫이기에.....푸른뱀의 을사년에는 더 평온하고안정된 국가..

자책하지 말라! 나답게 살아야지 새로운 백지위에 어찌 살까? 하고 다시 그려라! 풍요로워 져라~

하늘에게 어찌 살라느냐 물었더니 대나무처럼 살라 했네요 대나무는 가늘고 길어도 쓰러지지 않지요 마디가 있고 속이 비어서 그렇다더라 人生의 고비가 마디요 속을 비우는 건 마음 내려놓는 거라네요 대나무에게 어찌 살라느냐 물었더니 바람처럼 살라 하네요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지요 걸림이 없고 自由로워서 그렇다더라 사랑과 容恕용서로 짠 그물에는 바람도 걸리고 하늘도 웃는다네요 태어나지 않으면 사라짐도 없고, 사라짐이 없으면 다함도 없다. 다함이 없으면 차별이 없고, 차별이 없으면 처소가 없고, 처소가 없으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탐욕을 떠나게 된다. 탐욕을 떠나면 지을 것이 없고, 지을 것이 없으면 소원이 없고, 소원이 없으면 머물 것이 없고, 머물 것이 없으면 가고 옴이 없다..... https://ww..

지혜

지식이 많다고 지혜로운 사람은 아닙니다. 간혹 우리 중의 어떤 사람은 많이 배운 지식으로 인해 오히려 오만하게 되어 지혜를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혜의 첫걸음은 자기가 미흡하다는 것을 아는 데 있다고 합니다. 지혜롭다는 건 우선 고개를 숙일 줄 안다는 것이지요. 유태인의 속담 중에 "태양은 당신이 없어도 뜨고 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와 오묘한 자연 속에서 우리 인간의 존재는 보잘것없는 작은 그것 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껏 오만을 떠는 것은 지식만 있었지 지혜가 없는 까닭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해도 우리 인간은 결국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존재가 아닙니까? 그러나 지혜의 문만 열게 되면 인생의 많은 난관들을 비교적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

其智可及, 其愚不可及 (기지가급, 기우불가급) 똑똑한 사람은 흉내낼 수 있어도 어리석은 척하는 사람은 흉내내기 힘들다. -自治通鑑-

🐿 숲 속의 다람쥐는 가을이 오면 겨울 양식인 도토리를 부지런히 땅에 묻어 두는데, 묻은 장소를 다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다람쥐의 겨울 식량이 되지 못한 도토리는 나중에 도토리 나무되어 다시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선물한다. 다람쥐의 기억력이 탁월해서, 묻어둔 도토리를 전부 찾아 먹어 버렸다면 산속에 도토리나무는 씨가 말랐을 것이다. 다람쥐는 어리숙함 때문에 또 다른 식량을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모두 영리하고, 똑똑하고, 계산이 빠르며 이해 득실에도 밝다.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오늘의 화두에서 기지(其智)는 가급(可及) 하나, 기우(其愚)는 불가급(不可及)하다. 사람은 영리해지기는 쉬워도, 어리석어지기는 힘들다. 그만큼 어리석음을 따라 하기가 더 ..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수렵시대엔 화가 나면 돌을 던졌다. 고대 로마시대엔 몹시 화가 나면 칼을 들었다. 미국 서부시대에는 총을 뽑았다. 현대에는 화가 나면 '말 폭탄'을 던진다. 인격모독의 막말이나 악플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정제되지 않은 말 폭탄을 타인에게 예사로 투척한다. 설혹,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할지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일탈했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 스페인 격언이다.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당연히 후자의 아픔이 더 크고 오래갈 수밖에 없다. 옛사람들이 ‘혀 아래 도끼 들었다’고 말조심을 당부한 이유이다. 불교 천수경 첫머리에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중 4..

나 누구? 지금 어디? 지금 뭘?

완벽한 해탈, 완전한 자유, 불자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언감생심 그저 욕심일 뿐 살아생전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계정학 수행, 아~ 수다원도 저먼 천상의 이야기 같다. 오늘도 그저 업타령만 되뇔 뿐이다 가끔은 훌쩍 업의 환경을 바꿔보고도 싶지만 눈뜨고 일어나면 온갖 번뇌망상의 족쇄만이 스스로를 괴롭혀서 이번 생도 그저 이렇게 마무리되는 걸까, ㅠ 人身難得 盲龜遇木 (인신 난득 맹구우목) 인간 몸 받기가 어려운 것은 대지가 전부 큰 바다로 변했는데, 수명이 무량겁인 한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바다 위로 내어놓는다. 바다 가운데 표류하며 떠 있는 나무판자가 있는데, 그 가운데 구멍 하나가 나 있다. 눈먼 거북이가 백 년에 한 번씩 머리를 내밀어 저 나무판자의 구멍에 딱 목이 걸릴 확률..

진화

벌 같기도 하고 거미 같기도 한 환영이다. 실체도 없는 것이 한계가 없다는 듯 빙빙 돌기도 하고 종으로 횡으로 쉴 새 없이 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처음엔 능가사 수직 낭떠러지 위에서 후들후들 저릿저릿 너무 떨었던 탓에 기가 허해져 일어나는 순간적인 환각증세 같은 건 줄 알았다. 팔을 저어 휙휙 뿌리쳐도 보고 낚아채듯 움켜쥐어도 보고 별짓을 다해도 나 자바 바라~며 사흘째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오른쪽 눈 시스템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신호인 듯하다. 내 눈에 든 들보가 남의 눈의 티를 가려주고 내 속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변화를 관찰하게 하니 우주와의 합체 우주로의 합일로 가는 길 나를 진화시키고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