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란 지수화풍 사대의 거짓 모습이다. 흙과 물과 바람과 불이 서로 엉켜 붙어 일시적으로 어떤 모습을 이룬 것이다. 산이며 돌, 바다와 호수, 날짐승과 물고기, 온갖 가축 사람까지도 바로 이 시대의 인연소생이다. 맛과 향기도 사대의 모임이다. 그러나 삼라만상은 비록 수미산이다해도 닳고 닳아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것들은 애초부터 공으로 이루어진 것인 까닭이다. 단지 인연이란 힘을 빌렸을 뿐 지대 즉 흙이 공하고 수대가 공하고 화대가 공하고 풍대가 공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눈, 코, 귀, 혀 몸의 모습이 달라지고 산은 봄, 여름이 다르며 아무리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건물이라도 준공일로부터 허물어지기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단 한시도 (이것이다) 내세울 참모습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