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색즉시공(色卽是空)→색이 곧 공이다

향내음(蕙巖) 2024. 4. 14. 06:16


색이란 지수화풍 사대의 거짓 모습이다. 흙과 물과 바람과 불이 서로 엉켜 붙어 일시적으로 어떤 모습을 이룬 것이다. 산이며 돌, 바다와 호수, 날짐승과 물고기, 온갖 가축 사람까지도 바로 이 시대의 인연소생이다. 맛과 향기도 사대의 모임이다. 그러나 삼라만상은 비록 수미산이다해도 닳고 닳아지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공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것들은 애초부터 공으로 이루어진 것인 까닭이다. 단지 인연이란 힘을 빌렸을 뿐 지대 즉 흙이 공하고 수대가 공하고 화대가 공하고 풍대가 공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눈, 코, 귀, 혀 몸의 모습이 달라지고 산은 봄, 여름이 다르며 아무리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건물이라도 준공일로부터 허물어지기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단 한시도 (이것이다)
내세울 참모습이 없다. 성주괴공(成住壞空)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백발 보고 웃지 마라 동안(童顏) 소년 엊그제다.)하지 않는가. 사람이 일상을 매초마다 사진을 찍는다면 어느 모습이 참다운 그 사람의 모습일까. 이루면(成) 잠시 머무는 듯(住)하다가 곧 부서지고(壞) 이내 공(空)으로 돌아간다.

저 위용을 자랑하는 여의도의 63층빌딩도 언젠가는 땅과 물과 불과
불과 바람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수화풍의 본모습이 공이므로 결국 공으로 돌아가고 거기에는 잠시 덩그런 나대지(裸垈地)가 나타났다가 이내 새로운 모습의 건물이 들어설 것이다.

그러므로 색이 곧 공임을 알아야 한다. 색이 곧 공임을 알면 억지로 예뻐지려고 쌍꺼풀 만들고 코를 높이며 늘어진 아랫배에 칼을 대는 끔찍스러운 짓일랑 하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으리으리한 고급 주택을 보고 기죽어할 필요도 없진 않은가? 그러나 참으로 색이 공임을 아는 사람은 그런 하찮은 일에 신경 쓸게 없다. 왜냐하면 산과 들과 하늘과 땅이 모두 공하며 한 물건도 걸치적거릴 게 없으므로 허공을 날아가는 저 독수리처럼 세상을 뜻대로 멋대로 한가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뜻대로, 멋대로 한가하게 살아가는 놈 그놈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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