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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

향내음(蕙巖) 2022. 11. 14. 06:42

인생은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느냐 하는 문제는 동서고금 모든 사람들의 화제였다.

그러나 우리의 고인 가운데 나옹스님의 누님이 있었다.

동생에게 염불을 배우고 난 후 스스로 한 글귀의 시를 읊으니 다음과 같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空手來空手去是人生

날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고
生從何處來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死向何處去

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일 듯하고
生也一片浮雲起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같네
死也一片浮雲滅

뜬구름은 자체가 실이 없나니
浮雲自體本無實

생사 거래도 모두 이와 같도다
生死去來亦如然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드러나
獨有一物常獨露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淡然不隨於生死

참으로 명시다.

나는 것을 한탄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을 슬퍼하지도 않고,
오고 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또한 그 가운데 생사 없는 도리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를 보고 잘 되었다, 못 되었다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이 속에 들어있는 문제 하나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홀로 한 물건이 있어 항상 드러나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 하였는데, '그 생사를 따르지 않는 당연한 한 물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아는 자는 뜬구름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만나고 헤어짐을 기약하지 않으리라.

기약이 없는 세계에 나아가려면 바로 그것을 보라.

그것을 보는 자가 곧 부처님이니라.

나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