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을사원단 설날을 맞으며

향내음(蕙巖) 2025. 1. 27. 22:26

설을 앞두고 어르신들에 대한 생각이 담긴 글이 있어 올립니다
다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을 테니 천천히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어르신들은 매우 경이로운 세대입니다. 아마 이 세대만큼 많은 변화를 경험한 세대가 없을 겁니다.

굶기를 밥 먹듯이 하다가 최초로 밥 세끼를 먹기 시작한 세대이고,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한 첫 세대, 자가용을 운전하기 시작한 첫 세대,
세상에 꿈도 못 꾸던 세계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한 첫 세대입니다.
민주주의를 경험한 첫 세대이고요

어르신들은 환갑잔치를 포기한 첫 세대,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다니기 시작한 첫 세대,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며느리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첫 세대입니다.

그러니 어르신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참으로 찬란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자녀들을 양육하는 책임을 졌고 또한 부모님을 모시는 마지막 세대입니다.
아마도 우리 자녀들은 부모를 책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
내 새끼를 보니까 알겠다."
자신의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첫 세대가 오늘날 어르신들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파산을 막는 것입니다.
노인이 스스로 파산을 막기 위해서는
다 키운 자식에게 더 이상 줘서는
안 됩니다. 다 큰 자식에게 주다가는
자칫 부모와 자식이 둘 다 파산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서로 손 벌리고 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젊어서 파산은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늙어서 파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진국 중 부모와 사는 캥거루족이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성인이 된 자녀 중 300만 명 이상이 여전히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젊은 사람들에게 노년을 기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원하는 소비를 하며 노년을 살아야 합니다.
죽기 전 자신의 장례비만 남기고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자식이 사주겠지 기다리지 말고 본인이 사 먹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건강관리입니다. 노인이 돼서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건강에 투자하세요. 병원에 몇백만 원 혹은 몇천만 원 주는 것보다 스포츠센터에 몇십만 원 주는 게 훨씬 낮지 않겠습니까?
은퇴를 하는 어느 의사 선생님의 당부말씀이 "앞으로 절대로 넘어지지 마세요. 넘어지면 안 됩니다."였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넘어져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을 의사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젊음에 미치듯이 늙음에 미쳐야 합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바로 늙음의 미학입니다.
우리의 겉은 낡아가겠지만 우리의 속은 새로워집시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