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천도재를 올리면서 영가를 위한 마음 자세

향내음(蕙巖) 2023. 8. 11. 16:08


  ◈원한을 맺지도 말고,
     원한을 가지지도 말라 !
     아직 잘 참회의 기도로써 풀어가라.
  
♡천도재를 올리면서 영가를 위한
      마음 자세.

  우룡 큰스님의 영가 천도에 대한 몇
  가지의 영험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산 스님이 서울 조계사 주지로 있을
  당시 경험했던 일이다.
  당시 조계사 신도로서 불사가 있을 때
  마다 시주를 많이 하는 50대 한 중년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그 부인이 고산스님께 전화로
  울면서 애원하는 것이다.
"스님 제 딸이 죽어가고 있어요.
  빨리 좀 와주세요."
  고산 스님은 택시를 타고 급히 그 집
  으로 가서 현관 유리문을 통하여 집안
  사정을 살펴보니 딸은 쓰러져 있고
  부인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60세 가량된 남자가 쓰러져
  있는 딸의 배 위에 걸터앉아 두 손
  으로 딸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이 보
  였다. 다급한 상황임을 느낀 스님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헛 기침을 하자
  그 남자가 딸의 배 위에서 슬쩍 내려
  앉았다. 고산스님은 그 앞에 앉아서
  영가를 위한 진언을 총동원하여 외우
  기를 30여분 가량 지나자 그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음~ 틀림없이 원결이 있음이로다."
  그렇게 확신한 스님은 부인에 물었다.
"보살님 ! 어떤 남자와 원수 맺은 일이
  있습니까 ?"
"원수라니요 ? 그런 일 없습니다."
  딸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였으나 역시
  없다는 것이다. 스님은 조계사로 돌아
  와서 그 부인의 친구가 되는 보살에게
  물었다.
"그 친구는예, 통이 커서 다른 사람들
  에게 잘했습니다. 원한 살 일이 없습
  니다. 다만 한 사람, 법이 없어도 살아
  가는 착한 남편에게 만은 병신이니
  하며 욕까지도 서슴치를 않았습니다.
  밖에서 마음 상하는 일이 있으면 집에
  돌아가 남편에게 시비를 걸어 퍼붓었
  습니다........."
  성격이 남자 이상으로 활달하였던 그
  부인은 장사 수단도 좋고 부동산 투기
  까지 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부인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남편은 착하고 어질기만 할 뿐 그리
  활동적이지를 못하였다.
  무능한 남편이 되어 아내에게 얹혀서
  살자 부인은 차츰 그런 남편을 무시를
  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는 어질고 착
  한 남편의 성품까지 그대로 받아 들이
  지 않고, 등신 바보처럼 여기게 되니,
  부인은 자연스럽게 남편을 구박하고
  욕설은 보통이였다. 때로는 남편을
  집 밖으로 내쫓기까지 하였다.
  해가 더 할수록 부인의 패악이 절정에
  달하자, 처음에는 자신의 무능 때문에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들이며 살았던
  착한 남편의 마음 속에는 아내에 대한
  응어리가 쌓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복수심의 한을 품게 되었다.
  그들 부부는 아들 없이 두 딸만 두었
  는데, 남편은 두 딸을 결혼시킨 다음
  오십대 후반의 나이로 자살을 하였다.
  부인이 49재를 지내주기는 하였지만
  한을 맺고 죽은 남편은 복수의 칼날만
  우뚝 세우고 있으니 천도가 될 까닭이
  없었다.
"요년 ! 두고 보자 이제는 내가 너에게
  복수할 차례다."
  49재가 끝나자 남편의 복수극은 시작
  되었고, 그 첫번째 복수는 큰 딸 부터
  죽이고자 하였던 것이다. 자식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내의 가슴에 못을 박
  기 위해서였다.
  남편의 영(靈)이 큰딸에게 붙자 딸은
  음식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바짝바짝 말라만 갔다.
  그리고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듯한
  느낌속에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
  었다. 부인은 큰 딸을 데리고 전국의
  유명한 병원은 다 찾아다녔지만 한결
  같이 "특별한 병이 없다." 는 말만 할
  뿐이었다.
  이상과 같은 전후사정을 모두 알게된
  고산스님은 부인을 불러 물었다.
"보살님 ! 남편에게 잘못한 것이 있지  
  요? 무릅 끓고 남편을 향해 참회를
  해보십시오.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
  될 것입니다." 하며 방법을 알으켜 줄
  려고 하는데, 부인이 너무나 완강하게
  말하는 바람에...
"스님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그 무능하고 바보스런 남편 때문에
  내가 희생되었지, 그 사람이 손해 본
  것이 무엇 있습니까 ? 한 평생을 희생
  한 것만도 억울한데 왜 제가 그 사람
  에게 무릅을 끓습니까 ? 그렇게는 못
  합니다."
  얼마후 큰 딸은 죽었고, 조계사에서
  49재를 지냈다. 49재 끝에 스님이
  조계사 탑 옆 회 나무가 있는 자리에
  다비 의식을 하러 갔는데, 그 남편이
  나무 밑에 서서 스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제 삼자인 스님이 왜 이 일에 개입을
  하여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오.?
  스님이 끼어들면 내가 보복을 하지
  않고 그만둘 것 같소 ? 천만에 !
  스님이 더 이상 간섭하지 마시오."
  너무나 한맺힌 남편이 독하게 퍼붓는
  서슬퍼런 말에 스님의 등에 식은 땀이
  흐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았던 둘째딸이 언니하고
  똑같은 일로 죽고 말았다.
  병원에 가도 병명이 나오지 않았고
  목이 바짝바짝 마르고 조이는 고통을
  느끼며 죽은 것이었다.
  두 딸을 잃은 부인은 세상살이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전국의 선방을 찾아
  다니다가 지리산 쌍계사로 갔다.
  때마침 고산 스님은 조계사 주지를
  그만두고 쌍계사 주지를 맡고 있을
  때였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 "
"여름 한 철을 쌍계사 선방에서 지내
  고자 하여 왔습니다."
"아니, 남편의 원결을 풀어주지 않아
  두 딸까지 죽여놓고 잘못조차 깨닫지
  못하면서 참선은 무슨 참선 ?
  왜 남편의 원결은 풀어줄 생각은 않는
  것이요 ? 보살님이 살아 있을 때는
  몰라도 죽을 때가 되어 숨이 딱 끊어
  지면, 바로 남편이 달려들어 '요년~
  맛 좀 봐라.' 하며 해칠려 할 텐데...."
"스님 ! 정말 그럴까요 ?"
"절에 다니면서 지금까지 뭐 했오 !
  경전 책을 읽고 스님들의 법문을 듣고
  인과(因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도
  들은 사람이 그 생각도 못합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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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자들 중에는 모든 것을 다 읽고서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뮐 배웁니까?
  그렇게 기도가 우선이 아니고 마음을
  제대로 쓸 수 있는 마음공부터 하라고
  했고, 꾸준하게 경전책을 읽고 기도를
  하면서 보시바라밀 실천하라고 법문
  하고 또 하지만, 중생 마음은 뒤늦게
  다 읽고 난 뒤 후회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가지고,
  귀로 들은 것만을 가지고,
  입으로 독한 말을 하며 상대에게
  원결을 맺게 합니다.
  그 맺힌 원결은 인연속에서 두고두고
  갚음을 합니다.
  자신의 지금 처지가 무언가 잘못 되었
  때나, 잘못되어 가고 있을 때,
  맺힌 원결로 인한 장난 때문입니다.
  풀어야지요.
  지극한 참회의 기도와 함께 나눔 봉사
  만이 업장을 녹일 수 있습니다.
  한 맺힌 원혼들은 자신이 하지 못하는
  착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해치지를 못합니다.
  불보살님과 옹호선신들이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중생의 마음으로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 잘못을 참회하고 보살 길로
  나아갈 때, 상대의 원한도 풀리게하고
  자비한 마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중생이 부처요. 부처가 중생이다. 는
  말을 잘 이해하십시오.
  그래서 지장보살은 지옥 문 앞에서
  지옥의 중생을 다 구제할 때까지
  부처되는 것을 미루고 있습니다.

  두손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