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제행무상(諸行無常) 그 말을 아는가?

향내음(蕙巖) 2014. 9. 4. 12:13

 

 

병이 드신 부처님께서 어느 날 제자 아난의 부촉을 받아가며 간신히 강을 건넜다. 더 이상 걸어갈 기력을 잃은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힘없이 말했다.

“아난아, 나는 여기에 눕고 싶구나.”

아난은 옷을 벗어 나무 사이의 그늘 속에 깔았다.

부처님께서는 북쪽으로 거리를 두고 오른 팔을 베고 두 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비스듬히 그 위에 드러누웠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눈을 감았다. 아난은 흐르는 눈물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런 아난을 보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아, 울지 마라, 내가 평소에 가르치지 않았느냐. 이별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라.”

아난은 눈물을 닦고 마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부처님께서 오늘 밤에 입멸(入滅)에 드신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소식을 듣고 사람들은 물론 온갖 짐승들까지 다 모여 들었다. 운집한 사람들을 보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면 나의 마지막 말을 하겠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니라. 그러나 게으르지 말고 노력하고 정진하라.”

말을 마치고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눈을 열반에 드셨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지 않는다. 우리가 겪는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한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태어나서 살아가다가 늙어가고 병들고 그리고는 죽는다. 이렇게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지만 그렇다고 허무(虛無)에 빠지라는 것은 아니다. 유한(有限)의 생명에서 무한(無限)의 가치를 찾으려는 것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참뜻이다. 무상하기 때문에 한때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에게 물었다.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
“아무리 안 되어도 설마 며칠은 되겠지요.”
“너는 아직 사람의 생명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또 다른 제자가 말했다.

“밥 먹는 시간정도는 그래도 되겠지요?

“너도 모르고 있다.”

또 다른 제가가 말하길,

“호흡 한 번 하는 동안입니다.”
“그렇다.”

사람의 생명이란 유구(悠久)하고 아득한 우주 속에서 보면 여간 짧은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짧은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장로게(長老偈)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단 하루다. 단 하룻밤이다. 하는 시간을 짧다고 생각하지 말고,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짧다고 해서 이것을 버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생명을 짧게 만드는 것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실 무렵에 제자들에게 남긴 유언이다. 제행(諸行)은 무상(無常)이니까, 정진(精進)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까닭은 누구에게나 그 죽음이 눈앞에 바로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고, 어떻게 사느냐, 또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지어온 업(業)의 결과일 뿐 하늘의 탓도 땅의 탓도 물의 탓도 아니다.

방일하지 말라.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간은 어느 누구의 편도 되어 주지 않는다. 시간은 방일하고 게으르고 어두운 집착에 빠진 자의 삶을 삼키고 흘러간다. 끊임없이 변하면서 흘러가는 이 시간 앞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집착하면서 머뭇거리는 것은 큰 어리석음이다.

<다음은 어느 블르그에서 본 글인데 그 맛이 괜찮다.>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굳이 묻지 마시게

사람 사는 일에 무슨 법칙이 있고
삶에 무슨 공식이라도 있다던가
그냥 세상이 좋으니 순응하며 사는 것이지

보이는가, 저기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한 조각 흰구름
그저 바람 부는대로 흘러가지만
그 얼마나 여유롭고 아름다운가

진정 여유 있는 삶이란
내가 가진 만큼으로 만족하고
남의 것 탐내지도 보지도 아니하고
누구하나 마음 아프게 하지 아니하고

누구 눈에 슬픈 눈물 흐르게 하지 아니하며
오직 사랑하는 마음하나 가슴에 담고
물 흐르듯 구름 가듯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네

남들은 저리 사는데 하고 부러워하지 마시게
깊이 알고 보면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삶의 고통이 있고
근심 걱정 있는 법이라네

옥에도 티가 있듯
이 세상엔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한가지, 살아가며 검은 돈은 탐하지 마시게
먹어서는 아니 되는 그놈의 돈 받아먹고
쇠고랑 차는 꼴 한 두 사람 보았는가

받을 때는 좋지만 알고 보니 가시 방석이요
뜨거운 불구덩이 속이요

그 곳을 박차고 벗어나지 못하는 선량들
오히려 측은하고 가련하지 않던가
그저 비우고 고요히 살으시게

캄캄한 밤하늘의 별을 헤며
반딧불 벗 삼아 마시는 막걸리 한잔
소쩍새 울음소리 자장가 삼아
잠이 들어도 마음 편하면 그만이지

휘황찬란한 불 빛 아래
값 비싼 술과 멋진 풍류에 취해 흥청거리며
기회만 있으면 더 가지려 눈 부릅뜨고
그렇게 아웅다웅하고 살면 무얼하겠나

가진 것 없는 사람이나 가진 것 많은 사람이나
옷 입고 잠자고 깨고 술 마시고
하루 세끼 먹는 것도 마찬 가지고
늙고 병들어 북망산 갈 때
빈손 쥐고 가는 것도 똑 같지 않던가

우리가 100년을 살겠나
1000년을 살겠나
한 푼이라도 더 가지려, 발버둥쳐 가져 본들
한 치라도 더 높이 오르려 안간 힘을 써서 올라 본들
인생은 일장춘몽

들여 마신 숨마저도
다 내 뱉지도 못하고 눈 감고 가는 길
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세나

제행무상(諸行無常) 그 말을 아는가?  

 

팔월 한가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_()_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 바를타야 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