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見性)은 불이법문(不二法門)이니 분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분별에서 벗어나는 길은 둘이다.
첫째는 분별이 완전히 사라져 분별의식(分別意識)이 전혀 없는 것으로서, 나무토막이나 돌멩이 같은 무정물(無情物)과 같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분별하면서 분별 속에서 분별에서 벗어나 분별이 없는 것이다.
불이법문은 둘째에 해당한다. 분별이면서 분별이 아니니 분별과 분별에서 벗어남이 둘이 아니다. 분별하면서 분별 속에서 분별에서 벗어나 있다는 말은 이치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말이다.
이것은 마치 ‘사과이면서 사과가 아니다’ ‘밀감이면서 밀감이 아니다’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이것은 ‘사과는 사과이고 밀감은 밀감이다’라는 분별이 깨어져 버린 말이다. 그러나 불이법문이란 본래 분별을 떠난 것이니 당연히 이렇게 분별이 깨어진 형태로 표현되는 것이다.
『금강경』에서 “모든 모습이 모습이 아니다.”라거나 “여래께서 말씀하신 몸의 모습은 곧 몸의 모습이 아니다.”라거나,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모두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니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닙니다.”라거나, “불법이라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는 말들이 모두 이런 말이다.
이 때문에 불이법문을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 가는 곳이 사라졌다.”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견성(見性)으로 향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우선 분별에 머물면 안 된다.
분별에 머물지 않고 분별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한다고 하면 곧 분별이니,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어떻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 역시 분별이니, 어떻게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단지 분별에 머물지 말라고 경고할 뿐, 어떻게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대가 마음의 요체를 알고자 한다면, 단지 모든 좋고 나쁨을 전혀 생각하지 말라. 그러면 저절로 깨끗한 마음의 바탕에 들어가, 맑고 늘 고요하면서도 묘한 작용이 끝이 없을 것이다.” - 육조혜능
“자성(自性)은 본래부터 완전하여 모자람이 없다. 그러므로 다만 선이니 악이니 하는 일에 막히지 않기만 하면, 도 닦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 마조도일
“선(善)이라고 하여 취하지도 말고 악(惡)이라고 하여 버리지도 말며, 깨끗함과 더러움의 어느 쪽에도 기대거나 믿지 말아야 한다.” - 마조도일
“만약 곧장 도를 알고자 한다면, 평소의 마음이 바로 도이다. 무엇을 일러 평소의 마음이라 하는가? 조작이 없고, 옳고 그름이 없고, 취하거나 버림이 없고, 끊어짐이나 항상됨의 차별이 없고, 범부도 없고 성인도 없는 것이다.
경전에 말하기를, ‘범부의 행위도 아니고 성인의 행위도 아닌 것이 바로 보살의 행위이다.’라고 하였다.” - 마조도일
“다만 양쪽으로 분별되는 말을 끊기만 하라. 있다는 말과 있지 않다는 말을 끊고, 없다는 말과 없지 않다는 말을 끊으면, 양쪽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아서 그대는 양쪽에 붙잡히지 않을 것이고 숫자로 헤아리는 것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부족함도 아니고 만족도 아니며, 범부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며, 밝음도 아니고 어둠도 아니며, 앎도 아니고 모름도 아니며, 얽매여 있음도 아니고 해탈도 아니며, 어떤 이름도 아니다.” - 백장회해
“다만 모든 법에서 있다거나 없다는 견해를 내지 않으면, 곧 법을 보는 것이다.”
- 황벽희운
“모든 법은 본래 가질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고, 의지할 곳도 없고, 머물 곳도 없고, 주관도 없고, 객관도 없음을 명확히 알아서 허망한 생각을 내지 않으면, 곧장 깨달음을 얻는다.” - 황벽희운
“도에 방향과 장소가 없는 것을 일러 대승(大乘)의 마음이라 한다. 이 마음은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고 그 사이에 있지도 않으니, 참으로 방향과 장소가 없으므로 결코 알음알이를 낼 수 없다.
다만 그대에게 말하노니, 지금 분별심으로 헤아림이 끝난 곳이 곧 도이다. 분별심으로 헤아림이 끝난다면, 마음에는 방향도 장소도 없다.” - 황벽희운
“평상(平常)하기를 바란다면, 모양을 만들지 말라.” - 임제의현
“그대가 한 순간 마음에서 의심하는 곳이 곧 부처와 마구니이다. 그대가 만약 만법은 생겨나지 않으며 마음은 환상처럼 조화를 부린다는 것을 통달한다면, 다시는 하나의 경계도 없고 하나의 법도 없어서 곳곳이 모두 깨끗하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부처이다.
그러나 부처와 마구니는 물들거나 깨끗한 두 가지 경계이다. 나의 견처에서는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으니, 얻는 자는 곧바로 얻을 뿐 시간을 거치지 않으며, 닦음도 없고 증득함도 없으며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을 뿐, 언제라도 다시 무슨 다른 법은 없다. 설사 이것을 넘어서는 한 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 꿈이나 환상과 같다고 말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이것이 모두이다.” - 임제의현
“문득 헤아림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이 한 생각이 부서진다면 곧 삼세(三世)를 깨닫는 곳입니다.” - 대혜종고
“그대들이 진실하게 공부하려고 한다면, 다만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마치 완전히 죽은 사람처럼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해야 한다.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곳에서 문득 이 한 생각이 부서지게 되면, 부처님도 그대들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향내음의 보금자리 > 일주문(심검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100일 기도를 마치며.....) (0) | 2012.11.26 |
---|---|
부처님 십대제자 아난이 부처님께 묻는 말씀 (0) | 2012.11.20 |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0) | 2012.11.06 |
내 인생의 아름다운 가을을 위해 (0) | 2012.10.14 |
♡ 지내고 보면 모두가 그리운 것 뿐인데 ♡ (0) | 2012.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