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사주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한 답

향내음(蕙巖) 2008. 3. 6. 10:34

많은 분들이 사주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 하고,

 

혹시나 자기 사주에 뭐가 나쁘다는 소리를 들으면 거기에 마음이 걸려서

 

지레 의기소침해 하면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모 불교 카페의 상담 난에도 사주에 대한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것을 보아온

 

결과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간략하게 사주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주란, 간단하게 표현하면 전생에 살아온 점수입니다.

 

전생에 마음을 어떻게 쓰고 살았는가, 어느 부분을 어떻게 잘 하고 살았는가에 따라서

 

사주에 어느 부분은 좋게, 어느 부분은 나쁘게 나오지요.

 

전생에 부모에게는 아주 효도를 했지만 아내를 홀대했다면

 

이 생에는 부모 덕은 있으나 배우자 덕은 부족해지는 겁니다.

 

전생에 아주 교만했던 사람은 이 생에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는 사주가 되고,

 

남에게 잘해 준 것이 없으면 이 생에 인덕이 없게 되지요.

 

심은대로 거두는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표현하면 인과응보입니다.

 

전생에 잘 해 놓은 것이 없는데 이 생에 하늘에서 복이 떨어질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처님께서는 점을 보고 미래를 예언하며 거기에 마음을 두는 것을

 

엄금하셨습니다.

 

정도가 아닌 것은 절대 하지 못하도록 하셨어요.

 

그것이 바로 부처님의 위대함이십니다.

 

 

 

제가 잘 쓰는 비유입니다만, 우리가 중학교 1학년 성적표를 가지고

 

2학년, 3학년의 성적을 100% 정확하게 예언할 수는 없습니다.

 

1학년 때 성적이 50등이었다 해도 2학년 때 공부를 열심히 하면 20등으로 오를 수도 있는

 

것이며,

 

열심히 하지 않으면 100등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생에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좋은 사주를 타고났다고 해도

 

이 생에 바른 생각을 갖지 않고 멋대로 살면 전생에 애써 지어놓은 복을 까먹고 추락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그 유명한 놀부의 예입니다.

 

놀부는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부자로 살았지만 이 생에 마음을 곱게 쓰지 않고 복을 짓지 

 

않고 '놀'다가

 

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놀부입니다.

 

반면에 전생에 지은 복이 없어 이 생에 고생을 하다가도 마음을 곱게 쓰고 복을 지으면

 

이 생에서도 발복할 수가 있어요.

 

그게 바로 흥부의 예입니다.

 

 

 

흥부는 전생에 복을 지어놓은 게 없어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마음을 '흥(興)'하게 써서 늘 남을 돕고 착한 일을 해서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발복한 것입니다.

 

흥부, 놀부 얘기에는 그런 인생의 교훈이 들어 있습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정확한 인과의 원리가 이 이야기에 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주를 보고 나의 전생, 과거에 얽매여 나의 미래도 죽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미리 포기하거나 흥청망청 살면서 지어놓은 복을 까먹지 못하도록

 

점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말이 씨가 되는 법이어서, 나는 사주가 나쁘다고 스스로 입력을 하면

 

그렇게 출력이 되서 나옵니다.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마음 쓰는 법을 받들어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경전을 읽거나 염불하면서 나의 잠재의식 속에 기록되어 있는 전생의 부정적인 업을 녹여

 

나가면

 

자연히 좋은 일이 생기고, 인생의 점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점장이가 주는 부적이나 푸닥거리로 쉽게 인생의 점수를 높이려 하는 자세는,

 

공부도 안 하고 선생님한테 뇌물을 주어서 성적을 임시방편으로 올리려는 자세와 같습니다.

 

 

 

그것은 언젠가 드러나서 나의 형편 없는 실력이 내게 도움이 안 되는 날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정도로 가려는 자세가 내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름길입니다.

 

복 짓는 것, 기도 염불하는 것,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열매는 더욱 달콤합니다.

 

 

 

 

돌아가신 유명한 일타 스님이 쓰신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라는 책에는

 

복을 지어서 인생이 바뀐 두 가지 사례가 나와 있습니다.

 

 

이 형제는 관상이 거지 상이었는데, 열심히 공부하고 복을 지어서

 

형은 정승이 되고, 동생은 도인이 되어 훌륭한 인물로 기록된 중국 당 나라의 실존인물입니다.

 

또 하나는, 어느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 길에 주막에서 잠을 자는데,

 

그 때 마침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이 함께 묵게 되어서, 이 선비에게 이번 과거에 탈락할

 

것이라고 말해 줍니다.

 

그런데 다음날 이 관상장이가 선비를 보니 상이 아주 좋게 바뀌어 있어 놀라서 물어 보니,

 

전날 오후에 비가 와서 선비가 주막 근처에 있는 개미집에서 개미들이 피할 수 있도록

 

나뭇가지로 길을 놓아 주었다는 것입니다.

 

 

 

방생을 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 일로 선비는 당장 상이 바뀌고, 과거에 급제했다고 합니다.

 

생명을 살려 주는 것만큼 큰 복을 짓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흥부도 결국 방생을 한 것입니다.

 

흥부는 제비 다리를 고쳐주는 일 한 번만이 아니라 

 

그 착한 심성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 이게 바로 금강경에서 말하는 '아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전에도 착한 일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그게 모이고 쌓여서 덕이 되어 결정적으로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발복한 것입니다.

 

 

진정한 불자라면 완전한 성인이신 부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믿고, 열심히 기도하고, 복을

 

짓는 가운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복 받는 비결'이라는 글을 읽어 보시면 좀 더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예컨대, 거기에 나오는 시체 닦는 직업을 가졌던 분은 십중팔구 사주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자신의 그 험한 직업을 통해서 복을 짓고 미래를 바꾼 사례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 되시기를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