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해우소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향내음(蕙巖) 2012. 10. 16. 16:11

 

 

 




ㅇ 신혼적 와이프가 설겆이 하고 있을때 뒤에서 꼭 껴안아 주면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설겆이 중에 뽀뽀도 하고 ...그랬습니다.
- 지금은 설겆이 할 때 뒤에서 껴안으면 바로 설겆이 꾸중물 얼굴에 튕깁니다.

ㅇ 신혼적엔 월급날엔 정말 반찬이 틀렸습니다. 반찬이 아니라 요리 였습니다.

- 지금은 월급날 '쥐꼬리 같은 돈으로 사네, 못사네' ]

하면서 바가지 긁히며 쪼그려 앉아 밥먹습니다.

ㅇ 신혼때 충무로에서 영화보고 수유리까지 걸어오며 절반은 업고 오기도 했습니다.
- 엊그제 '자, 업혀봐' 하며 등내밀었더니 냅다 등을 걷어차였습니다.

엎어져서 코 깨졌습니다.

ㅇ 신혼땐 집에서 밤샘작업 한다치면 같이 잠안자며 야식까지 해주고 했습니다.
- 지금 집에서 밤샘작업 하다가 밥차려 먹을라치면 슥~ 나와서는

'부스락 거리는 소리 시끄럽다' 며 조용해라고 협박하고

방문 '쾅' 닫고 들어 갑니다.

ㅇ 신혼때는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한다 했습니다.
- 지금은 당장이라도 찢어지고 싶답니다.

(자식 때문에 참는답니다)

ㅇ신혼땐 내가 새로운 일을 시도한다고 하면 적극 찬성하고 밀어주었습니다.
- 지금은 새론일 한다 말꺼내면 맞아 죽습니다.

(그나마 없는 살림 많이 말아 먹었던 죄가 있었으므로..)

 


내가 이렇게 글쓰게 된 결정적이 동기...


밤에 아들은 잠들고 누워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내 옆에 있는 리모콘 달라고 하길래 '뽀뽀해주면 주지~'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리모콘으로 입술을 무지 아프게 맞았습니다.
뽀뽀해달라고 한게 그렇게 큰 죄인지 진짜 몰랐습니다.
아직도 입술이 얼얼합니다.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