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진인(無位眞人),
즉 차별 없는 참사람에 대해 임제록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임제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붉은 몸뚱이에 한 사람의 차별이 없는 참사람이 있다.
그는 항상 그대들의 얼굴을 통해서 출입한다.
아직 그 증거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잘 살펴보아라.”
그 때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차별 없는 참사람입니까?”
그러자 임제 스님이 법상에서 내려와서
그의 멱살을 움켜잡고 물었다.
“말해봐라. 어떤 것이 차별 없는 참사람인가?”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 스님은 그를 밀쳐버리며 말했다.
“차별 없는 참사람이 이 무슨 마른 똥 막대기인가.”라고
하시고는 곧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이럴 때의 마른 똥 막대기는 진짜 마른 똥 막대기다.
똥이나 묻히고 하루 종일 멍청하게
해우소를 지키고 있는 그런 똥 막대기다.
자신이 무위진인이면서 무위진인을 다른 곳에서 물으니
종로에서 서울을 묻는 격이다.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은가.
임제 스님의 선기(禪機)는 번개보다 한 백 배는 더 빠르다.
멋지게 해치웠다. 하지만 그 이름 없는 한
스님의 질문으로 인하여 임제 스님의 명성이
이렇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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