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자신이 곧 무위진인이다 / 무비스님 명구

향내음(蕙巖) 2010. 7. 28. 10:25

 

 

   무위진인(無位眞人),

즉 차별 없는 참사람에 대해 임제록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임제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붉은 몸뚱이에 한 사람의 차별이 없는 참사람이 있다.

그는 항상 그대들의 얼굴을 통해서 출입한다.

아직 그 증거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잘 살펴보아라.”

   그 때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차별 없는 참사람입니까?”

   그러자 임제 스님이 법상에서 내려와서

그의 멱살을 움켜잡고 물었다.

   “말해봐라. 어떤 것이 차별 없는 참사람인가?”

   그 스님이 머뭇거리자 임제 스님은 그를 밀쳐버리며 말했다.

   “차별 없는 참사람이 이 무슨 마른 똥 막대기인가.”라고

하시고는 곧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이럴 때의 마른 똥 막대기는 진짜 마른 똥 막대기다.

똥이나 묻히고 하루 종일 멍청하게

해우소를 지키고 있는 그런 똥 막대기다.

자신이 무위진인이면서 무위진인을 다른 곳에서 물으니

종로에서 서울을 묻는 격이다.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은가.

 임제 스님의 선기(禪機)는 번개보다 한 백 배는 더 빠르다.

 멋지게 해치웠다. 하지만 그 이름 없는 한

스님의 질문으로 인하여 임제 스님의 명성이

이렇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