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후원에 숨어서 숨을 쉬고 있던 씨앗 하나가
어느 날 눈자위가 간지러워 눈을 떴다.
그러나 아직도 저 만큼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 않은가?.
씨앗은 지레 겁이 나 얼른 눈을 감았다.
그런데 발그레한 기운이 뺨에 어리어 다시 눈을 떴다.
그것은 담장 곁에 있는 동백나무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빨갛게 피어있는 꽃송이들.
씨앗은 동백나무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꽃을 피워 낼 수 있는지요?
비결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동백나무가 대답했다.
"복을 아껴서 살면 한겨울에도 꽃이 피는 기적이 있는 법이다."
씨앗이 말했다.
"복을 아끼라니요?
이 절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께 복을 달라고 빌던데요?"
"그것은 욕심 많은 인간들의 바람이지.
사실은 이 세상에 복이 널려져 있는데 간수를 못하는 것이야."
씨앗이 물었다.
"복이 어디에 널려져 있는가요?"
"저기 저 햇볕을 보아라.
이 얼마나 따뜻하고 많은 복이냐.
어제는 촉촉히 비가 내렸지.
그것도 고마운 축복이야.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건강함을 주셨고..."
동백나무가 말을 이었다.
"나는 작은 복을 아낀다.
햇볕 한 톨,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 그것을 모으고 모았더니
이렇게 한겨울 날에도 꽃을 피울 수 있는 기적이 되더구나."
씨앗은 눈을 번쩍 떴다.
대웅전의 부처님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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