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새로운 스승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던 어느 날이었다.
한참을 걷던 중, 꽤 넓은 개울 하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바지를 걷고 반쯤 건너는데, 한 노인이 유비에게 외쳤다.
"거기 귀 큰 놈아!
나도 좀 업어 건너다오!"
유비는 이왕 젖은 거, 좋은 일 한번 한다는 생각으로 노인을 업고 개울을 건넜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너편에 짐을 놓고 왔다며 다시 자기를 업어달라, 성을 내는 것이었다.
유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노인을 업고 건너가 짐을 찾아왔다.
이에, 노인이 웃으며 물었다.
"끝까지 나를 도와준 이유가 무엇이냐?
두 번째 부탁은 거절하고 갈 수도 있었는데?"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거절하고 가버렸다면, 어르신을 업고 강을 건넌 처음의 수고마저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첫 번째 수고로움에 두 배의 의미를 얻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이쯤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만할까?
그래, 굳이 더 안 해도 이 정도면 됐어.
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고 끝까지 하지 않으면,
그전에 한 것마저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유비가 두 번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노인도 얻은 게 없고, 유비도 괜히 힘만 한 번 쓴 게 됩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시작한 일이라면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멈춘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것이고,
끝까지 한다면, 적어도 무언가는 얻을 것입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으로,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차곡차곡 쌓는 보람된 하루 만들어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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