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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 이 그윽한 마음으로 한해를
임이여, 동터오는 여명을 향해 우렁차게 울리고 있는 저 첫 새벽의 쇠북 소리처럼 우리네의 삶을 더욱 청아하게 하시고, 눈 속에 소슬히 높은 산처럼 높고도 굳굳한 기상을 가지도록 하소서. 빛살 같은 지혜의 보검寶劍으로 저 칠야같은 중생들의 무명을 베어 내시고, 탐·진·치 독한 업식을 남김없이 몰아내소서. 자비로운 마음에서 피어나는 꽃송이를 우리 모두의 가슴에서 피어 내시며, 시방세계 온 누리에서 자비의 씨앗을 걷도록 하소서. 이제까지 미워하고 반목하던 사람들 서로 손잡게 하시고, 가난하고 고난받던 사람들 서로 화락和樂하고 복받게 하소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빈 거리를 서성이거나 그늘에서 피는 꽃들에게 더 많은 빛을 주시고, 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가진 이들과 억울한 울음을 삼키는 자들에게 따뜻한 손길과 위로의 말씀을 더 많이 주소서. 그리고, 외로워 하는 자들에게는 비둘기 같은 친구가 되게 하시고, 정의롭고 화목한 사회가 되도록 하여 민족이 다툼없이 하나되게 하소서. 앞으로 삶을 지극하고 성실하게 살게 하시고 마음이 푸근하고 겸손하던 이들은 올해에도 또 그렇게 하도록 하소서. 한 올 두올이 모여 동아줄이 되듯이, 한 방울 두 방울이 모여 시냇물을 이루듯이, 적은 것이라도 가벼이 하지 않고, 많다고 하여 자만하지 않도록 하소서. 진리에 목마른 자들에게 끝없는 광명을 놓으시고 감로甘露의 법문을 펼치게 하시어 그 인연으로 모두 함게 본연本然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그리하여 임이시여, 우리 모두 임을 우러르는 이 아침, 이 그윽한 마음으로 한 해를 살게 하시고, 늘푸른 나무처럼 더욱 싱그럽게 영원한 생명의 들판에 서게 하소서. 이제, 촛불이 몸을 태워 빛을 내듯이, 향이 몸을 사루어 향기를 내듯이, 이 작고 청정한 기원이 모든 이들 가슴에 닿아, 온 세상 큰 빛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영원한 미소 흐르게 하소서
부처님, 올해도 저에게 당신 앞에 떳떳한 삶을 주옵소서. 아예 흥청거리는 생활일랑 꿈도 꾸지 않겠나이다. 위, 아래, 일가, 이웃 섬기고 보살피며, 부지런과 알뜰로 보시의 뜰 넉넉하고, 꿈과 충직忠直이 일치하는 삶을 주옵소서.
올해 저희 가족에겐 십장생十長生과 같은 줄기찬 건강을 주옵소서. 무엇이든 잘 먹고 고마워 하며, 눈만 붙이면 단잠이 들고, 좋거나 궂거나 제 소임을 다하는 화목한 불자의 가정이 되게 하소서. 올해 이 나라엔, 꽃밭같이 다채로운 화합을 주옵소서. 안으로 썩고 곪은 것을 도려내고, 밖으론 이웃 나라와 슬기롭게 사귀며, 남북형제, 서로 눈물로 반길 그 날에 한 걸음 다가서게 하옵소서. 올해 세계 인류에겐, 당신의 정의와 평화가 밝은 지혜와 따뜻하신 자비로 더욱 깃들게 하소서. 그리하여 부처님, 당신의 영원한 미소만이 잔잔한 미소만이 제 가슴에 흐르게 하소서.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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