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오늘......

향내음(蕙巖) 2008. 5. 19. 12:52

4924

 

세상을 살면서 화를 안내고 살거나

다투지 않고 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화라는 물건은

어느 경우에 잘 나는가 하면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이

즉 부인이나 자녀 혹은

직장으로 치면

책상을 마주하고 있는 옆 사람 등입니다

 

흔히 바깥에 나가면 남들한테

법 없이도 살 사람 소리를 듣는 사람이

집에 오면 안방 호랑이 되어

부인이나 자녀들을 험한 모습을 보이게 되니

 

그래서 집안 사람

특히 부인이나 가족에게

존경받는 사람 되기가 쉽지 않은가 합니다

 

공자님에게 한 제자가 묻습니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식구와 한바탕 하며 세간살이 몇개를 던지고

숨도 고르지 못하고 와서는 스승님을 뵈오니

영 마음이 편치 않은데

어떻게 하면 잘 참을수 있겠습니까

 

공자님은 답하기를

네가 사람이면 잘 참을 것이요

사람이 아니라면 참지 못할것이다 하니

 

제자는

참으로 잘 참는 것은

어렵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능히 참기 어려운 지경에도

잘 참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라

새겨 두겠습니다 하였답니다

 

오늘도 어느 집에 가니 처사만 있는데

조금 후에 부인이 들어 오니

처사가 휭하니 나갑니다

 

나는 처사가 스님 온 것이

싫어 저러는가 물으니

그 부인 하는 말이

아니예요 내가 미워서 저런대요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

아니 평생 밥을 해서

뒷바라지 하며 먹여 준 부인이

뭐가 싫다고 저런답니까 하자

 

저사람은 그 반대로 자기가 평생

벌어 먹여 살려 줬다고만 생각하니

그런가 봅니다 하는데 둘다 맞는 말입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부인은

평생 가족을 위해 애를 써 준

남편에 대한 고마움으로 부드러운 표정 짓고

남편으로서는 안 살림을 하며 집안을 살펴준

부인에 대한 고마움이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서로 뒤 바꿔 생각한 결과가

(전도몽상) 

미움과 화로 나타난 것이지만

조금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쉽게 풀릴수 있는 문제요 갈등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열반의 저 언덕으로 건너 가는

육바라밀의 여섯가지 덕목 가운데

세번째 조항으로 인욕을 하라 하시니

 

슬기로운 사람의 인욕이란

바라밀의 저 언덕으로 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잘 참는 사람이 사람이라는 이야기에 더하여

참을 것이 본디 없음을 바로 확인하고 깨우치면

앉고 머무는 자리가 바로 바라밀의 언덕입니다

 

대체로 화란 자기 욕심이나 생각에

맞지 않을 때 생기는 불꽃과 같은 마음인데

불꽃이란 잠시 타오르다가

스스로 꺼져 버리는 것으로

거기에 더 이상 타오를 연료만 제공하지 않으면

자연 소화되는 것임을 알아

 

분하다는 생각에

지나간 과거 작은 일들까지 들춰 내

하나 하나 곱씹어 가며 불꽃을 키워 나가

상대도 힘들고 스스로를 괴로워 하는 일은

결코 바라밀 행자의 일이 아닙니다

 

참을 것이 본디 없는 것임을 아는 것이

지혜바라밀이요

 

참는다는 생각이 일어나도 얼른 비움이

보시바라밀이며

 

참음없이 참게 되는 일이 지속되면 바로

지계 바라밀이요

 

참음없이 참는 일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정진바라밀이며

 

참을 인자에 일념이 만년 되게 머무는 것이

선정바라밀입니다

 

참아야 할 자리에 참지 못하면

참을 인忍자에 나오는 한자처럼

마음을 칼로 자르는 듯한 아픔이 생기니

비록 형체 없는 마음일지라도

한번 받은 상처는 아물기는 할지라도

흉터는 금생과 내생을 이어 갈것입니다

 

지금은 때가 어렵고 힘든 시절입니다

 

가족들이 서로 마음을 합하여 극복하지 않으면

누가 그 일을 대신해 줄것인가를 생각하여

아무런 조건없는 사랑으로 행복을 일궈 가십시요

 

무재칠시의 보배를 조자룡 헌칼 쓰듯

마음껏 사용한다 해도 영원토록 비워 지지 않는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신 다함없는 재물

다들 가지고 계시지요?

 

훌륭한 보배와 재물도 잘 사용이 될때

비로소 그 가치를 천하에 드러 내는 법

오늘은 그것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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