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아주 특별한 실험

향내음(蕙巖) 2008. 4. 16. 09:02

어떤 사람이 한달 동안 아주 특별한 실험을 했습니다.

마을의 일정한 구획이 있는 집집에 매일 만원씩 아무런

조건 없이 매일 나누워 준 다음

그 결과를 관찰해 보는 것이 었습니다


첫째날,
집집마다 들러서 만원씩 놓고 나오는 그를 보고
사람들이 제정신으로 하는 행동인지
의아해하면서도 멈칫멈칫 나와서 그 돈을 집어 갔습니다.

둘째날도 거의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셋째날, 네째날이 되자
그 동네는 만원씩을 선물로 주고가는
사람의 이야기로 떠들썩 했습니다
신기하기도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두번째주 쯤 되었을때
동네 사람들은 현관 입구에 까지나와
돈을 나눠주는 사람이 오는쪽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언제쯤 올것인가 기다리게 되었고,
그 소문은 이웃마을까지 퍼졌습니다

세번째주 쯤 되자 이 마을 사람들은
더이상 그 이상한 사람이 와서
돈을 주는 것을 신기해하거나
고맙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네번째주 쯤이 되었을 때는
매일 만원씩 돈을 받는 것이
마치 세끼 밥을 먹고 세수하고 출근하는 것 같은
일상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드디어 실험기간이 끝나는 한달의 맨 마지막날
그 실험을 계획했던 사람은
평소와는달리 그 마을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지않고
그냥 그 골목을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반응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여기저기서 투덜대고 화를내기 시작했습니다.

" 우리 돈은 어디 있습니까? "
" 오늘은 왜 내 돈 만원을 안 줍니까? " 라고
따져 묻기 까지 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매일 만원을 받는 일은
어느새 당연한 권리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실험을 한 것이 아닙니다.실제 상황이었습니다.
 황당하였지만 계속할 수 밖에 없더군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매일 공짜로 만원을 받는 것처럼
공기가 있어 숨을 쉴 수 있는 것도,
을 마실 수 있는 것도,
이 있어 딛고 설 수 있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직장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적은 보수도
낮은 직책도,
부족한 근무환경도 개의치 않고
고마움을 느끼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받는 것이 익숙해지고,
고마운 것들이 당연한 것이 되고,
더 잘 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들이
쌓이게 됩니다

부모님만 찾던 아이도 성장하면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시하거나 귀찮게 여기다가,
결국 돌아가신 후에야
그 사랑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느끼고 후회하곤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감사함을느끼지 못 하는 것은
왜 일까요?
모든것이 늘 곁에
그렇게 있으리라는 착각,
당연히 내가 가져야하는 권리라는 착각 때문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계약서를쓰고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내 심장이 70년동안 아무 탈 없이 뛰어주리라는 보장은
아무대도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가 댓가를 지불하고
구입한 물건이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몸조차도 온전히
내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 입니다

따라서, 내가 가진것,

        내가 누리것,

 모든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풍요로운 마음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 입니다....

ㅡ 혜암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