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의 보금자리/일주문(심검당)

[스크랩] ♤ 空釣仕- 여보게 친구 ♤

향내음(蕙巖) 2007. 8. 16. 16:06
♤ 空釣仕- 여보게 친구 ♤
희망의 문턱을 넘어
 
 ♤-여보게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희망의 문턱을 넘어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 
희망의 문턱을 넘어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희망의 문턱을 넘어
생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라.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희망의 문턱을 넘어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희망의 문턱을 넘어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구름이 쓰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서산대사 -
출처 : 홍빛 시 동행
글쓴이 : 여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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