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내음(蕙巖) 2009. 12. 15. 09:45

 

 

 

 

 

 

 

 

 

 

 어두운 밤바다에 빛은 어선의 빛이다

밤하늘에 별빛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오른다. 항일암, 금오산으로

구름 사이로 가까스로 붉은 기운이 가뭇거린다

 

그들이 바라보는 것이 꼭 저 수평선 위에 해일까?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절벽 끝에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끝에 앉은 새들이 되라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기어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저 개미떼가 되라

그 개미떼들이 망망히 바라보는 수평선이 되라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씩 절벽은 있다.

언젠가는 기어이 올라가야 할

언젠가는 기어이 내려와야 할

외로운 절벽이 하나씩 있다.